스타트업이 만든 새로운 서비스, 앱, 혹은 SaaS를 처음 접하는 순간을 떠올려보자.
회원가입 → 첫 화면 → 첫 액션.
바로 이 처음 5분 동안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, 서비스의 운명이 갈린다.
너무 복잡하다면? → “귀찮네” 하고 이탈한다.
너무 단순해 맥락이 없다면? → “쓸모가 없네” 하고 삭제한다.
적절히 몰입시킨다면? → “괜찮은데?” 하고 계속 쓴다.
실제로 여러 리서치에 따르면, 신규 사용자의 70% 이상은 가입 후 첫 5분 안에 서비스의 지속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.
즉, 온보딩 UX는 스타트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‘전쟁터’ 다.
많은 팀들이 온보딩을 가볍게 생각한다. 단순히 튜토리얼 몇 장 넣고, 기능 설명을 한두 번 보여주면 끝이라고 생각한다.
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.
- 서비스마다 맥락이 다르다:
SNS처럼 직관적으로 쓰는 앱과, 금융 SaaS처럼 복잡한 설정이 필요한 앱은 접근 방식이 달라야 한다.
- 사용자마다 니즈가 다르다:
같은 서비스라도, 초보자와 파워유저가 원하는 온보딩 방식은 전혀 다르다.
- 기술적/심리적 장벽:
계정 생성, 권한 요청, 개인정보 입력 등에서 사용자가 쉽게 지칠 수 있다.
즉, 온보딩은 단순한 UI 디자인이 아니라,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이 결합된 전략적 장치 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.
성공적인 온보딩은 크게 세 가지 전략 축을 기반으로 한다.
1) 가치(Value)를 즉시 경험하게 하라
사용자는 “내 시간을 쓸 가치가 있나?”를 즉각적으로 판단한다.
노션(Notion)은 첫 화면에서 템플릿을 바로 불러와 쓸 수 있게 해, 즉시 생산성을 경험하게 했다.
핀터레스트(Pinterest)는 첫 검색과 동시에 수많은 이미지 피드를 보여주며 “이게 네가 찾던 영감의 보고” 라는 메시지를 전한다.
2) 마찰(Friction)을 최소화하라
회원가입 시 불필요한 단계가 많으면 곧장 이탈한다.
Slack은 초기에 이메일 인증만으로 팀을 만들고 바로 대화를 시작하게 했다.
Spotify는 로그인 과정 없이 소셜 계정을 연동해, 첫 곡을 듣는 시간을 최소화했다.
3) 습관(Habit)으로 이어지게 설계하라
첫 경험만 좋다고 끝나지 않는다. → 다시 돌아와야 한다.
Duolingo는 푸시 알림과 게임화 요소로, “하루 5분 학습” 습관을 만들어냈다.
Todoist는 매일 아침 알림으로,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앱을 열고 하루를 시작하게 만든다.
Notion
→ “바로 쓰게 한다” 전략.
처음부터 문서 작성 템플릿을 제공해, 사용자가 머리로 배우기 전에 손으로 경험하게 한다.
Robinhood
→ “보상 기대” 전략.
회원가입 후 무료 주식 1주를 제공해, 단순한 금융앱이 아닌 즉각적 이득을 체험하게 했다.
Canva
→ “시각적 성취” 전략.
튜토리얼 대신 첫 화면에서 이미지를 드래그해 바로 디자인할 수 있게 했다.
사용자에게 “내가 디자이너가 된 것 같은” 성취감을 줬다.
많은 스타트업이 온보딩 전쟁에서 패하는 이유는 비슷하다.
기능 나열식 설명:
“이건 이렇게, 저건 저렇게” → 사용자는 금방 지루해진다.
지나친 개인정보 요구:
전화번호, 신분증, 카드 등록까지 요구한다면? → 첫 1분 안에 떠난다.
과도한 튜토리얼:
10장의 슬라이드 튜토리얼은 대부분 스킵된다.
실제 가치 부재:
멋진 애니메이션을 넣었지만, 실제로 앱을 쓰면 별 게 없다면 오래 남지 않는다.
앞으로의 온보딩은 단순한 “가입 과정”이 아니다. 개인화와 AI 가 결합된 지능형 온보딩 이 될 것이다.
AI가 사용자의 초기 행동을 분석해, 가장 필요한 기능부터 보여준다.
사용자가 입력하지 않아도, AI가 데이터를 추론해 초기 설정을 자동 완성한다.
멀티에이전트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첫 워크플로우를 세팅해주는 세상도 머지않았다.
즉, 온보딩은 “사용자가 배우는 시간”에서 “AI가 대신 준비하는 시간”으로 바뀔 것이다.
스타트업이 성공하느냐, 초반에 잊혀지느냐는 결국 첫 5분 UX 에 달려 있다.
온보딩은 단순히 예쁜 화면을 보여주는 과정이 아니라,
가치를 즉시 전달하고 마찰을 최소화하며 습관 형성으로 이어지게 하는 전략 이다.
이제 스타트업의 질문은 단순하다.
“우리 서비스의 첫 5분은 사용자에게 무엇을 약속하는가?”